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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백과TIP / / 2022. 12. 14. 14:48

독서, 언어능력과 컴퓨터 게임과 스마트폰

독서와 스마트폰 게임

독서를 망치는 최악의 적은?

스마트폰은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바꾸어놓았습니다. 그중 가장 크게 바꿔놓은 것은 바로 아이들의 여가시간과 언어능력입니다. 아이들이 자기 연령에 못 미치는 언어능력을 가진 아이가 너무 많습니다. 언어능력의 추락 추세는 여자아이들보다 남자아이들에게 더 많이 더 크게 나타납니다. 성별에 따른 언어능력 격차는 실제 성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2014년 실시한 교육과정 평가원의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여학생들은 2010년 이후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남학생들보다 뛰어난 성적을 거두어왔습니다. 특히 국어와 영어 성적의 격차가 심한데, 중등 3학년의 경우 국어 평균 성적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매년 10점 가까이 높았고, 영어 평균 성적은 8점가량 앞섰습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는 남학생들의 나쁜 학습 태도가 원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진단한 것에 불과합니다. 지금까지 남학생들의 학습 태도가 여학생들보다 좋았던 적은 단 한 한 번도 없었습니다. 에너지가 넘친 남학생들은 가만히 앉아 설명을 듣는 데는 다소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최근 10년 간의 평가 결과에서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에 비해 눈에 띄게 성적이 낮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아이폰 1이 출시된 게 2007년입니다. 아이들이 본적적으로 게임과 스마트폰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 바로 2010년 무렵입니다. 남학생들이 성적 하락이 스마트폰이나 게임과 밀접한 연관 관계가 없다고 보나요? 

컴퓨터 게임과 스마트폰이 아이 언어능력을 떨어뜨리는 이유

모리 아키오 니혼대학교 교수는 저서 <게임 뇌의 공포>를 통해 컴퓨터 게임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밝힌 바 있습니다. 모리 교수는 컴퓨터 게임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간단한 실험을 했습니다. 먼저 학생 400명의 뇌파를 측정했습니다. 그리고 뇌파에 따라 참가자의 뇌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평범한 뇌, 시각적인 뇌, 반게임 뇌, 게임 뇌가 바로 그것입니다. 하루에 2시간 이상 게임에 몰두하는 날이 일주일 4일 이상인 학생들의 뇌파는 그렇지 않은 아이들의 뇌파와 확연히 다른 형태를 보였습니다. 뇌가 학습과 같은 정신 작업을 할 때 나오는 베타파가 현저히 떨어지고, 휴식을 취할 때 나오는 알파파도 불안정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게임을 많이 하는 학생들이 뇌는 평상시 고도의 지적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활성화되지 않는 상태로 있는 것입니다. 이를 모리 교수는 이런 유형의 뇌파를 '치매 상태의 뇌파와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무엇일까요?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뇌가 물리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모리 교수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게임에 몰두하면 뇌신경 회로가 그에 맞게 개편되어 전두엽을 제대로 활성화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고 맙니다. 책 읽기를 통해 공부머리가 좋아진 아이들이 다시 나빠지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로 게임을 통해 이미 나빠진 뇌를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 역시 어렵습니다. 뇌의 신경회로가 물리적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컴퓨터 게임과 스마트폰이 아이들의 언어능력을 떨어뜨리는 두 번째 이유는 이것이 아이들의 여가시간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초등 고학년 77%, 중학생은 95%를 넘어섰습니다. 독서교육의 관점으로 보면 사교육과 스마트폰의 연계는 최악의 조합이라고 합니다. 평일에는 빡빡한 사교육 일정 때문에 책을 읽을 시간이 없고 주말에는 학원 숙제하느라 더욱 시간 없습니다. 틈새시간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이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입니다. 독서는 물론이고 기본적인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근본적인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그 결과 아이는 낮은 언어능력을 갖게 됩니다. 스마트폰과 게임에 일찍 눈에 뜬 아이일수록 그 정도가 더 심합니다. 성적도 큰 폭으로 떨어집니다. 언어능력이 낮고, 생각을 깊이 해본 적도 없으니 공부를 잘하려야 잘할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빌 게이츠는 자녀가 14세 되기 전에는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는다는 철칙을 세웠다고 합니다. 어린아이에 눈뜰수록 쉽게 중독되고, 해악도 크기 때문입니다. 다른 즐거움을 알기도 전에 스마트폰의 재미에 푹 빠져버린 아이에게는 그것이 세상 유일의 즐거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요새 학교 과제를 SNS로 내주는 시대이고, 스마트폰이 없으면 친구들과 소통을 하기도 힘든 시기입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을 영원히 금지할 수 없지만, 가능한 한 늦게 줄 수는 있습니다. 다른 종류의 재미를 많이 아는 아이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에 쉽게 중독되지 않습니다. 부모가 여기서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합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많이 참여해보고 즐거운 경험을 많을수록 아이에게 더욱더 컴퓨터 게임과 스마트폰 중독에 빠질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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